[책리뷰]나도 짝을 찾고싶다 -남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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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2. 19.
나도 짝을 찾고 싶다
남규홍 저
나와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만큼 흥미로운 주제가 어디 있을까?
"짝"이라는 프로그램이 tv에서 방영할 때, 종종 본 기억이 있다.
''나만 연애가 힘든 게 아니라, 나보다 나은 삶을 사리라고 미루어 짐작했던 당신조차도 연애가 힘들구나..''하면서 위로받았던 기억이 난다.
특히나 결혼 적령기에 접어드는 나이 때라서, 엄마와 함께 남자 1호 2호 3호 찬찬히 살피며 "주의해야 할 남자들의 말과 행동"에 대하여 열띤 토론을 펼치기도 한 프로그램이다. 아무리 백 분 토론을 해도 부모님이 보는 "남자"와 내가 보는 "남자"와는"과는 보이지 않는 종이 한 장의 느낌적인(?) 차이가 존재하더라. 이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을 [나도 짝을 찾고 싶다] 책에서 pd의 목소리로 근거 있게 설명해준다.
사실 이 책은 예능 버라이어티 티브이 보듯 가볍게 집어 올렸다가, "연애, 남녀, 결혼"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준 책이다. 아직까지도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결정하지 못하였지만, 여자와 남자가 만난다는 것, 연애한다는 것, 결혼한다는 것, 또 아이를 가진다는 거 모두 어쩌면 근본적인 본능이기도 한 것이 아닐까..? 소위 말하는 백그라운드(학벌, 직업, 재력), 나이, 이름 등을 모두 배제하고 오로지 "남자"와 "여자" 로서의 공간을 만들어놓고 미묘한 감정선과 본능을 카메라에 담을 생각을 한 기획 의도가 신선했다. 비록 중간에 불미스러운 루머와 사건에 연루되어 방송을 타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이렇게 책으로나마 간접적으로 알게 되어 궁금증도 많이 풀렸다.
누군가 나를 사랑한다면 그 이유를 물을 필요가 있을까?
- 알랭 드 보통 -
내가 좋아하는 에세이 작가 알랭 드 보통이 한 말이 이 책 속에 인용되어있다. 언제나 남자 친구가 생길 때면, 물어보곤 했다. 나의 어떤 면이 좋아서 나를 만나는 거야? 하지만, 그 대답은 달콤하기도 하고, 의심하기도 하였으며, 때론 어이없기도 했다.
젊은 청춘이 가진 꿈의 크기를 잴 수 있는 저울은 없다
-애정촌 33기 rotc 분-
여자 3호의 요리 외길 인생이 방송에 타고, 다른 직업을 한 전적이 나타나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2부는 불방의 길을 탄 33기 방송분이다. 작가는 이런 불운의 33기에게 젊은 청춘이 가진 꿈의 크기를 잴 수 있는 저울은 없다는 자막을 선물했다고 한다. 곱씹어보면 정말 멋진 표현인 것 같다.
직업, 나이, 학교 등 궁금한 것은 많지만 모르기 때문에 더 사람을 직관대로 판단하고 상상한다. 이미지와 말투와 성격 등을 통해 사람을 안다고도 섣불리 생각한다. 그런 것은 모두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바탕으로 생각하고 판단한다. 어찌 생각이 없겠는가? 그 생각은 또 얼마나 가볍고 쉽고 엉뚱할 수 있겠는가? 개인정보를 모르고 사람을 보면 나중에 인간의 선입관과 편견이 얼마나 부당한지 깨닫는다.
참으로 지겹다 좋으면 좋은 것인데 그들은 종종 거래를 한다. 네가 좋아하면 나도 좋아하겠다. 네가 먼저 표현하라.
내가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더 이상 연애하면서 상처 받기 싫으니, 네가 더 나를 좋아해라, 그럼 나도 그에 응당한 감정을 주겠다. 하지만, 이렇게 시작한 연애는 언제나 비극적인 결말을 초래하였다. 언제나 연애에서는 더 사랑하는 쪽이 '을'이라고, 더 사랑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결과.. 암묵적인 거래가 성립되더라.. 나이를 한 살 한살 먹어가면 갈수록 더더욱 자신을 방어하려고 해서 생긴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타인의 삶을 오해하긴 쉬워도 이해하긴 어렵다. 선택이라는 중요한 기회에 진심을 숨기고 다른 마음을 보여주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다. 그 모든 결과는 과정을 보아야 제대로 보이고 진실이 드러난다. 타인은 함부로 말을 할 수도 없는 일이고 간섭해서도 안 된다. 자기감정은 오로지 자기 자신이 주인이다
-애정촌 35기 보성녹차 편-
인간의 삶은 극사실적이다. 남들이 보면 우연이고 풍경화 같지만 자신을 중심으로 본 세상에서 모든 것은 죄다 이유가 있게 펼쳐진다. 세상이 저절로 쉽게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것들도 자기 문제로 보면 상황은 늘 심각하고 진지하다.
-애정촌 24기 농어촌 편-
항상 일은 나 자신에게 닥쳐봐야 아는 것이다. 그래서 타인의 '연애'에 있어서는 함부로 타인의 행동이나 말만 듣고 판단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 상황에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최선이었냐고 백번 물어보고 들어 봐도, 나는 타인의 행동을 섣불리 결론지을 수 없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이유는 존재한다. 연애하는 입장에서, 전후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건 당사자뿐일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너무 재미있었다. 내가 여자 1호가 되기도 하고 여자 2호가 되기도하고 감정 이입해서 신나게 읽었다. 연애를 책으로 많이 읽어봤는데, 이론만 장황하고 밀당의 고수(?)가 되는 방법을 논하는 그런 책이랑은 정말 달랐다. TV로 방영되었던 실제 "짝"의 모델들로 PD의 소신을 이야기하고, 또 실제로 결혼한 커플까지 탄생하니 이것이 진정한 연애 서적이 아닐까 싶다. 남녀가 만나 연애하는 이야기에 옳고 그른 연애가 어디 있을까?.. 그저 연애를 함에 있어서 순간순간 내 감정이 말하는 이야기에 충실하고, 솔직해져야지.